
조회수 0·
2026.05.14

이름은 누구나 아는데, 막상 안을 들여다보기는 어려운 처방이 있습니다. 공진단과 경옥고가 그렇습니다. 같은 이름의 공진단이라도 사향이 얼마나 들었는지, 녹용은 어느 부위를 썼는지에 따라 다른 약이 됩니다. 그런데 환 하나를 손에 들고 그 차이를 알아보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이름과 값만 보고, 운에 맡겨 고르게 됩니다.
좋은 약을 만나는 일이 운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희이룸한의원은 밝혀 두는 쪽을 택했습니다. 공진단은 구성마다 사향 함량을 그대로 적어 두고, 원외탕전실에서 조제한 것만 씁니다. 환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것일수록 저희가 먼저 확인해 둡니다. 이름값이 아니라 원료값 — 이 처방을 다루는 저희의 방식입니다.
오래된 회복의 처방
공진단은 원나라 때 위역림이 황제에게 올린 처방으로 전해집니다. 경옥고는 송·원대의 이름난 처방으로, 동의보감에서도 몸의 진액을 채워 근본을 세우는 보제로 꼽았습니다. 두 처방 모두 겉으로 드러난 증상 하나를 잡는 약이 아니라, 쌓인 피로와 흐트러진 기력을 안에서부터 다시 세우는 데 초점을 둡니다. 그렇게 오래 쓰이며 다듬어져 온 처방입니다.
공진단 — 머리와 심장을 함께 깨우는 처방
공진단은 사향·녹용·당귀·산수유를 뼈대로 합니다. 이 가운데 처방의 성격을 결정짓는 약재가 사향입니다.
사향은 막힌 기혈을 뚫어 정신을 맑게 한다고 예부터 전해 온 약재입니다. 그래서 극심한 피로나 기억력 저하, 스트레스가 겹칠 때 즐겨 써 왔습니다.
공진단으로 기대해 볼 수 있는 방향은 이렇습니다.
오래된 피로와 번아웃에서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흐트러진 집중력·기억력·판단력을 추스르는 데
긴장과 불안을 가라앉히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데
어지럼이나 이명 같은 불편을 살펴 가는 데
면역과 기력을 함께 돌보는 데
이렇게 되찾은 컨디션은 결국 각자의 자리에서 쓰입니다. 오전의 맑은 머리로 하는 공부, 오후까지 버텨 주는 체력, 퇴근 뒤에도 남아 있는 힘 같은 것들입니다.
목적에 맞춰 고르는 공진단
원방공진단(사향 100mg)— 사향 함량을 정통 처방 그대로 담은 구성입니다. 녹용은 분골 부위를 씁니다. 뇌와 심장, 나아가 온몸의 기력을 함께 챙기고 싶을 때 선택합니다.
사향공진단(사향 40mg) · 사향라이트공진단(사향 10mg)— 매일의 컨디션 관리, 꾸준한 복용, 선물용으로 부담 없이 이어 가기 좋은 구성입니다.
녹용공진단— 사향의 자극이 부담스러운 분을 위해 구성을 달리한 처방입니다. 소화가 예민하거나 사향 특유의 향이 부담스러운 분께 권합니다.
침향공진단— 예부터 귀하게 여겨 온 침향을 담았습니다. 위로 뜬 기를 아래로 내려 신경을 안정시킨다고 보아 온 약재로, 자주 긴장하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한 분께 맞춥니다.
총명공진단— 총명탕과 녹용공진단, 두뇌 활동을 돕는 한약재를 함께 구성했습니다. 학업이나 업무로 머리를 오래 쓰는 시기의 집중력·기억력·학습 지구력을 뒷받침하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복용 안내— 대개 한 달쯤 이어 가며 변화를 살피고, 석 달 넘게 꾸준히 복용하면 전신의 기력을 챙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선물용과 본인 복용용 구성이 따로 있으니, 목적에 맞는 수량은 진료실에서 안내해 드립니다. 같은 처방이라도 몸 상태에 따라 반응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경옥고 — 말라 가는 진액을 채우는 처방
경옥고는 지황·인삼·백복령에 꿀을 넣어 오랜 시간 정성껏 고아 만듭니다. 채우려는 것은 '진액'입니다. 진액은 몸의 수분과 영양의 근본이 되는 것으로, 과로나 만성적인 피로, 부족한 수면, 잦은 스트레스가 겹치면 서서히 마릅니다.
진액이 부족해지면 신호가 하나둘 나타납니다. 피부가 건조하고, 입이 자주 마르고, 눈이 뻑뻑하고, 호흡기가 약해지고, 밤에 열이 오르기도 합니다.
녹용경옥고는 전통 경옥고에 녹용을 더한 구성입니다. 녹용의 보익 작용에 경옥고의 자음(滋陰) 작용을 더해, 호흡기가 약한 분, 만성 피로가 오래된 분, 활동량이 많아 회복이 더딘 분께 맞춰 갑니다.
세월이 검증한 처방일수록, 값어치는 이름이 아니라 무엇을 얼마나 넣었는지에서 갈립니다.
어떤 약재를 왜 골랐는지는, 진료실에서 물어보시면 그 자리에서 하나씩 설명드립니다.
어떤 처방이 지금의 몸에 맞을지는 맥진·복진·설진으로 상태를 살핀 뒤 함께 정해 갑니다.
지금 필요하지 않은 처방이라면, 필요하지 않다고 말씀드립니다.

본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제와 무단복제를 엄금합니다.
본 사이트의 한약은 한의사의 진단에 따라 처방되는 의약품입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복약을 멈추고 한의사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 피부: 발진, 두드러기 등
- 소화기계: 식욕부진, 위부불쾌감, 구역, 구토, 설사 등
Copyright 2026. 경희이룸한의원. All rights reserved.